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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생각/문화

영화비 15000원 시대, 영화관과 소비자의 온도차

by 잔잔한 박감독 2022. 8.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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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비 15000원 시대, 영화관과 소비자의 온도차

요즘 후덜덜하게 올라버린 영화비 덕분에 사람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다. CGV 기준으로 2000년대 초반 6천원 선이던 영화비가 현재 15000원 이상까지 거의 많게는 3배 이상 올라버린 것이 그 이유다. 두어 명이서 영화를 관람할 시 대충 3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게 되는 것인데, 영화관 관람 비용의 상승, 과연 바람직할까?

영화비 상승 현황 - CGV를 기준으로

영화비는 2000년대에는 6,000원, 조조일 경우에 2,000원이 할인되어 4,000원의 가격이었다.

그 후로 2004년 평일과 주말의 관람료가 각각 7000원, 8000원으로 분리되었다.

그 뒤로는 시간대나 좌석의 등급이 나뉘어지면서 서서히 가격대가 올라가기 시작하였다.

 

2016년 3월에는 주중 9,000원, 주말 10,000원,

2018년 4월 기준으로

2D 일반석의 좌석이 각각 평일은 10,000원, 주말은 11,000원이었고, 

2020년에는 좌석차등제를 없애고

전좌석 주중 12,000원, 주말 13,000원으로 변경하였다.

 

그 후 2021년 4월에 평일 13,000원, 주말 14,000원을 거쳐

현재 2022년 8월 기준으로

주중 14,000원, 주말 15,000원의 관람료를 기록하고 있다.

일반 2D좌석 기준으로 15,000원이니, 

3D나 기타 고급관 같은 경우는

주말 기준으로는 좌석당 2만원 이상의 관람료를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영화비 상승의 원인? - 경영위기와 코로나로 인한 영업손실

CGV 측에서는 현재 15,000원 이상으로까지 상승한 영화관의 관람 비용에 대해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손실을 그 이유로 댔다.

코로나 19 이후 적자의 누적으로 인해 가중된 경영 위기가 그 원인이라는 것이다.

CGV는 코로나 19 이후 상영관 취식 금지, 영업시간의 제한,

좌석 간 거리두기, 방역비 부담 등의 이유와

임차료와 관리비 같은 고정비의 상승 때문에

지난 2년간 약 3천668억의 영업손실을 누적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지난 5일 기준으로 CGV는 <탑건2: 매버릭>, <대혼돈의 멀티버스> 등 국제적 흥행 작품과

<범죄도시 2> 등의 흥행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흑자전환에 돌입했다고 한다.

코로나가 발병한지도 벌써 2020년 이후 수년이 흘렀으므로

그동안의 누적된 적자가 관람료 상승에 큰 영향을 미쳤으리라 생각한다.

관람료 상승에 대한 우려 - 소비자들의 입장

 

누적된 적자로 인해 관람료를 상승시켜야 했다는 이야기는

경영하는 자들의 입장에서 일견 가장 합당한 방법이었을지는 모른다.

하지만 수요의 입장에서도 그렇고

단순히 가격을 상승시켜 위기를 모면하려는 부분은 아쉬움이 남는다.

 

 

  • 과도한 관람료 상승에 대한 부담

 

그동안도 수 차례의 영화 관람료 상승이 있었다.

하지만 이번의 상승은 비교적 매우 단기간에 여러 번 이루어졌다.

뉴스 등의 보도자료에 따르면 영화 관람료는

지난 10년간 2010년 3월부터 2020년 3월까지 26.3% 상승하였으나

최근 2020년 3월부터 2022년 7월간  2년 4개월 사이에는 그 상승폭이 무려 32.1%나 된다.

이러한 큰 상승폭은 아무리 영업적자가 있었다 한 들, 소비자들에게 받아들여지기 힘들 것이다.

실제로 보도에서도 부담스러운 관람료에 대한 성토가 많았다.

 

 

  • 소극적이며 까다롭게 변화한 소비자들

 

과도하게 상승한 관람료는 관람객들에게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가뜩이나 상승한 물가 때문에도 그렇고,

약 5년 사이에 50% 가까이 증가한 가격은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가격의 압박은 소비자들이 영화산업을 소극적이고, 까다롭게 대하도록 변화시킨다.

 

예전에는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영화들을 고르고, 관람해왔다면

이제는 즉 '정말 볼 만한 영화', '확실히 재밌는 영화' 에만 지갑을 열게 된다는 말이다.

이러한 소극적이고, 까다로운 관람객들의 증가는 영화산업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특히나 블록버스터급 영화가 아닌

소규모의 독립영화나 예술영화와 같은 영화 콘텐츠의 경우에 큰 타격이 우려된다.

 

 

  • 더 많은 혜택과 더 큰 가성비의 대체재 - OTT의 존재

 

요즘 영상매체를 접할 수 있는 채널은 과거와 달리 매우 많다.

바야흐로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유튜브라든지, 오징어 게임의 열풍 등으로 유명한 넷플릭스,

마블 시리즈와 디즈니 캐릭터들로 유혹하는 디즈니 플러스,

국내 방송들과 VOD들을 제공하는 시즌, 웨이브, 영화를 제공하는 왓챠 등등

과거와는 달리 영화와 드라마를 접할 수 있는 방법이 수두룩하다.

 

물론 모바일 환경 위주로 돌아가는 플랫폼들이라

큰 스크린과 빵빵한 음향효과 등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이미 코로나 사태 이후로 사람들은 혼자 집에서 영상물을 즐기는 데 충분히 익숙해져 있다.

게다가 가격도 영화와 비교하면 저렴한 축이다.

대충 15,000원 하는 영화티켓 한 장의 가격이면

웬만한 OTT계정 한 달분을 결제할 수 있는 금액이다.

재밌는지 알 수 없는 미지의 작품에 15,000원 이상을 지불해야 하는 현재 상황에서

같은 가격으로 1회가 아닌 약 한 달 이상의 시간 동안 

보고 싶은 만큼, 보고싶은 장소에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이런 점은 OTT가 현재 가격 논란을 가지고 있는 영화와 비교하여 가지는 큰 매력이자 위협이다.

관람료 상승만이 답일까? - 영화관과 영화 산업계, 관람객들의 숙제

영화관은 많은 사람들의 많은 추억이 어린 장소일 것이다.

어렸을 적, 사촌 누나의 손에 이끌려 영화관을 처음 갔었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000 CGV 앞에서 만나~" 하며 연인과 약속을 잡고 기다리던 두근거림이나

영화를 보며 은근슬쩍 좋아하는 옆 사람의 손을 살포시 잡는 등의 기억들은

많은 사람들이 한 번쯤은 가지고 있을 것이다.

많은 사람들에게 그렇게 영화관은 추억과 사랑의 장소가 되어간다.

그리고 그렇게 사람들에게 영화 관람은 즐거운 즐길거리가 되어갔을 것이다.

 

우리나라의 영화산업의 발전에는

이러한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인 관람객들의 존재가 큰 몫을 차지한다.

코로나19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야외활동을 예전같이 하지 못하게 되면서

어쩔 수 없이 잠시 영화관과 멀어져 버렸지만, 그렇다고 영화관에 대한 매력을 기억하고,

영화를 영화관에서 보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아직 많다.

 

아직 모든 것이 예전같이 돌아오진 않았지만,

아직도 영화관의 팝콘 냄새를 사랑하고,

극장 좌석에 들어섰을 때의 그 느낌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과도한 관람료 상승이라는 요인으로 주저함을 주지 않았으면 한다.

물론 경제적인 이유가 있으니 그 부분을 무조건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겠지만..

 

이 문제는 앞으로의 영화관과 영화 산업계, 관람객들이

모두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다시금 영화관을 즐거이 찾아갈 수 있는 때가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오랜만에 영화관 팝콘의 그 냄새가 그리워지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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