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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과 리뷰/맛집멋집

비 오는 날과 숯불치킨의 상관관계 - 동근이 숯불 두마리 치킨

by 잔잔한 박감독 2022.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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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하루 종일 꾸물꾸물하더니 비가 오기 시작했다. 창틀을 때리는 빗소리는 많은 사람들에게 식도락에 대한 길을 열어준다. 아마도 한국인이라면 비 오는 날, 가장 많이 생각나는 것은 파전에 막걸리일 것이다. 혹자는 삼겹살에 소주를 생각할지도 모른다.

 

이 모든 것이 비가 내리는 날 빗소리에서 연유되었을 것인데, 빗방울이 들이치는 그 소리들이

마치 파전을 굽는, 삼겹살이 불판에 맞닿는 소리와 비슷하기 때문일 것이다.

재료들이 불판에 닿아 '치이익' 소리를 내며 구워지는 그 원초적인 맛의 소리.

아마도 유전자 수준까지 내려가야만 그 근원을 파악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비 오는 날, 야식 메뉴를 찾는다

날이 궂어지다 못해 비가 아스라이 내리고 번개는 하늘에 대고 번쩍번쩍 빛을 내기 시작했다.

분무기에서 물을 뿌려대는 작은 소리가 창틀을 때리고, 간간히 어릉어릉 천둥소리가 뒤를 이었는데,

누가 알았을까, 이 소리들이 지친 하루를 거친 나를 간질일 줄은,

가만히 하루를 정리하며 잠자리에 들까 했던 와중이었지만, 어느샌가 홀리듯이 야식 메뉴들을 찾아보고 있었다.

 

오늘의 야식은 숯불 치킨, 숯불 바베큐 치킨.

야식은 발에 채이도록 넘쳐난다. 그런 와중에도 보통의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손에 꼽히는 야식 메뉴들이 있다. 

전통의 3대 강호들인 치킨, 보쌈, 족발은 물론, 신흥 강호라고 할 수 있는 떡볶이, 마라탕 등의 메뉴들도 있다.

하지만 오늘은 왠지 와일드한 그 정취가 떠오른다.

훅훅 코를 간질이는 숯불의 향과, 예상치 못한 곳에서 들어오는 졸아 타버린 듯 한 양념의 강렬한 맛. 

그렇다. 오늘은 숯불 치킨, 그것도 양념이 알큰달큰 맵싸하게 밴 숯불 바베큐 치킨의 날이다.

회가 동한 나는 열심히 오늘 나를 만족시켜줄 곳을 찾았고,

비오는 오늘 밤, 나를 만족시켜 줄 야식 메뉴를 찾아냈다. 그것을 바로 숯불 치킨, 숯불 바베큐 치킨이었다.

 

빗소리와 숯불의 향이 조화롭다. - 동근이 숯불 두마리 치킨

동근이라는 이름은 내 중학교 동창의 이름과도 같았다. 

뭐 꼭 그것 때문에 고른 것은 아니었지만, 주문 시에 양념과 함께 볶아낸 우동사리를 준다는 데 눈길이 갔다.

숯불과 양념으로 구워낸 닭다리살과, 불 향을 가득 머금은 양념과 볶아진 우동면의 조화는 거부할 수 없었다.

빠르게 결정한 나는 주문을 완료했고, 잠시 후 기대했던 숯불 치킨을 마주할 수 있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이라 조금 젖었지만 무사히 배달되었다.

 

포장된 비닐을 받자마자 향긋한 숯불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바로 포장을 풀고 먹을 준비를 위해 비닐 포장을 정리하고 치킨무 포장을 뜯었다.

그리고 창밖을 울리는 천동 소리와 함께 주문한 숯불 치킨을 마주 보았다.

 

달큰한 숯불향과 매콤달콤한 양념의 냄새가 마중해 온 숯불치킨.

곱게 입혀진 양념과 함께 코 끝을 찔러오는 숯불의 달큰한 향기가 매력적이다.

거의 붇지 않은 우동사리면과 더불어 양념이 잘 배도록 칼집이 들어간 떡볶이 떡이 살짝 매큰한 양념과 잘 어우러졌다.

순살로 주문한 치킨은 모두 100% 닭다리살 순살 치킨이었고,

모두 다 숯불향과 매콤달큰한 양념이 잘 어우러져 있었다.

혼자 먹을 셈으로 주문했는데, 남자 기준으로는 두 명은 충분했을 만큼 양도 넉넉했다.

양념과 잘 어우러진 떡과 우동면이 잘 구워진 닭고기만큼이나 만족스러웠다.

 

 

비 오는 날의 숯불 치킨 - 야식은 살 안 쪄요, 살은 내가 쪄요..

무턱대고 주문했지만,

숯불 치킨은 내리는 빗소리와 함께 간단히 곁들인 맥주와 함께 한 점 한점 나와 한 몸이 되어 

천둥소리와 함께 울리던 배를 채워주었다.

비 오는 날의 빗소리는 잠 못 드는 사람들에게 멈출 수 없는 야식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듯하다.

 

무심결에 주문한 야식 메뉴였지만, 숯불 치킨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메뉴가 매우 만족스러웠고

나름 한껏 마시고 즐긴 나는 부른 배를 두드리며

이 배를 어떻게 소화시키고 잘 것인가, 내 뱃살은 어찌 되는 것인가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다.

' 맛있는 야식은 살이 찌지 않는다. 살은 내가 찐다.'

라는 만고의 명언을 떠올리면서..

- 출출해서 내 돈으로 내가 직접 주문한 뒤 적는 리뷰입니다.

 

 

 

 

※ 업체 정보 - 동근이 숯불 두 마리 치킨 수유점

 

 

○ 영업시간

(월~일) 14:00 ~ 02:00

 

○ 전화번호

02-6952-4446

 

○ 특징 및 참고사항

치킨 양념과 잘 볶아진 쫀쫀한 우동면이 괜찮은 편.

매운걸 어느 정도 먹는다면 보통맛부터, 순한 보통맛까진 거의 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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