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 며칠간 갑작스럽게 찾아온 담 결림 때문에 통증이 극심해서 포스팅을 하지 못했다.
오늘에서야 비로소 상태가 나아져서 담 결림 탈출 일기를 적어볼까 한다.
9월 5일 아침, 침대에서 잠시 몸을 뒤척이는데
뒷목부터 왼쪽 어깨 부분에 통증이 찾아왔다.
'아 담이 살짝 왔나 보다.. 심해지기 전에 풀어줘야지' 했는데,
이게 웬걸, 통증이 여느 때와는 차원이 다른 것이었다.😫
심상치 않아 여자 친구에게 연락을 취했는데
마침 한창 태풍이 거셀 때라 비가 쏟아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하지만 비를 뚫고 마사지 건을 들고 나타난 여자친구..👍
한참을 마사지 건으로 아픈 부위를 마사지하자 조금 나아지는 듯했다. 그렇지만...
1. 담 결림 첫날(0905) - 갑자기 찾아온 담 결림, 근처의 한의원을 찾다.🏥
통증이 가시는 듯한 것도 잠시, 곧 다시 통증이 시작되었다.
얼마나 심하게 담이 결린 건지 너무 아파서 정신을 차릴 수조차 없을 정도였다.
지금에서야 많이 나아져서 이렇게 포스팅을 남기고 있지만,
그때는 정말 너무 아팠다.
근육이 땅겨지는 것이 느껴지고 몸을 움직이는 한 순간 한 순간이 모두 다 고통이었다.
그동안 경험했던 담 결림은 정말 우습다고 느껴질 정도로 너무 심했다.
앉아있어도 아프고 누워 있어도 아프고 서 있어도 아프고
그냥 가만히 숨만 쉬어도 통증이 나를 괴롭혔다.😫
너무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던 여자 친구가
걱정스러워하는 말투로 근처에 있는 한의원에 가보자고 권했다.
웬만해서는 병원에 가는 것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던 터라
평소에는 그냥 버텨보거나 약이나 좀 먹고 말겠다고 했을 텐데,
너무 아프니까 군소리 없이 그 말을 따르게 되었다.
9월 5일은
전국적으로 우려하는 태풍 힌남노로 인해
안 그래도 비가 쏟아지고 날씨도 매우 좋지 않았다.
하지만 선택권이 없었다.
빨리 가서 뭐라도 해야겠다는 마음에
옷도 입는 둥 마는 둥,
씻는 것도 겨우겨우 해 가며 준비했다.
집 바로 코 앞 거리에
한의원이 가까이 있었던 것이 천운이었다.
다행히도 시간이 그리 늦지 않았던 터라
사람은 많지 않았다.
바로 초진 접수를 위해
신상명세를 적고 기다리자 곧 차례가 돌아왔다.
호명을 하는 소리와 동시에 입장해서
어떻게 오셨냐는 이야기에,
"뒷목과 등에 담이 심하게 들어서 왔습니다." 라며
언제부터 아팠는지, 어디가 아픈지
설명을 곁들여 이야기를 했다.
이야기를 듣던 한의사 선생님은
"담이 심하게 들면 길면 많이 아플 수 있고,
치료는 길면 일주일까지도 갈 수 있다." 고 했다.
일단은 알았다고 한 뒤 치료실로 입장했다.
2. 한의원에서의 한방 치료 - 물리치료, 불 부항, 사혈, 침놓기, 전기침 요법
치료실로 들어가
안내하는 자리에 상의를 탈의하고 누웠다.
잠시 후 간호사분이 들어오셔서
정형외과에서 받을법한
전기 마사지 물리치료기를 등 곳곳에 놓아줬다.
전기가 약하게 흐르며 몇 분인가 지나
온찜질을 위해 등 쪽에 찜질팩을 깔고 누웠다.
이때까지만 해도 아무런 차도도 없었기에,
'정말 심하게 들어도 엄청 심하게 들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때도 너무 아프기만 해서
찜질을 위해 누워있는 것조차 힘든 지경이었다.
찜질이 끝나고 엎드리라는 요청에 엎드려있자니
무언가 도자기 컵 비슷한 물건을 가지고 와서
불을 댕긴 후 등에 놓았다.
말로는 '불 부항'이라고 했다.
아마도 도자기 컵 같은 곳에 불을 놓고
순간적으로 생기는 진공을 통해
등과 통증 부위를 치료하는 요법인 듯했다.
뭔가 쫙 빨아들이다 못해
살짝 아픈 느낌까지 들긴 했는데
그래도 담 결린 통증이 심해
이 정도는 고통으로 느껴지지도 않았다.😂
불 부항이 끝나고 '뿅 뿅' 소리를 내며
부항 컵들이 떨어져 나갔다.
그 뒤는 사혈을 한다고 했다.
통증 부위 쪽에 미세한 상처를 내서
피를 뽑는다고 했다.
한의원 치료는 그리 익숙하지 않아서
살짝 긴장했지만
뭔가 '쇽쇽쇽' 하는 소리와 함께
살짝 따끔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그 위에 다시 또 부항을 놓았다.
미세한 상처와 부항의 압력을 통해
피를 뽑아 치료하는 요법인듯했다.
그렇게 또 몇 분이 지난 후 부항컵을 제거하고
피가 나온 것을 닦는 것인지
알코올 솜으로 등을 슥슥 문질러주는 느낌이 났다.
그다음이 바로 '침놓기'였다.
등과 뒷목 부분을 눌러가며
통증을 물어보고 곳곳에 침을 놓아주시는 듯 했다.
다행히도 엎드려있는 상태라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꽤 많은 부위에
꽤 여러 개의 침을 놓아주시는 것 같았다.
거의 느낌이 없는 침도 있었고
놓을 때 따끔한 느낌이 나는 침과
맞은 후에 '찌잉' 하는 느낌이 나는 침 등
여러 종류들이 있었다.
이때부터는 뭔가
'치료'를 직접적으로 받고 있다는 느낌 때문인지,
아니면 그 전의 시술들 덕분인지
살짝은 편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일단은 놓아진 횟수를 기억해보건대
거의 고슴도치급으로 침이 놓아진 것 같았다.
뒷목과 목 옆부분에 침을 놓을 때는
느낌이 선명해서 조금 움찔하기도 했다.
아무튼 그렇게 고슴도치🦔가 되어있는데
뭔가 전깃줄? 같은 것을 가져오시더니
침 쪽에 슥슥 설치하시고서
전기를 넣을 건데 느낌이 오면 이야기하라고 했다.
'전기...?😰' 하며 살짝은 긴장했지만
처음에 받았던
전기 자극 물리치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살짝 간질간질한 정도로 전기자극을 넣은 채로
전기 고슴도치⚡🦔가 된 상태로
십몇분을 옴짝달싹 하지 못하고
가만히 누워 기다렸다.
시간이 지난 후, 전기자극을 제거하고,
놓인 침을 수거하고서
"일어나시면 됩니다." 하는 지시와 함께
치료가 끝이 났다.
침을 엄청 많이 놓았던 것 같아서
다시 옷을 추스르면서도
'침이 다 제거가 된 게 맞나? 남아있진 않겠지?'
하는 걱정이 들었지만
역시 전문가들이셔서 그런지
그런 걱정은 쓸데없는 생각이었다.
너무 많이 아파해서 평소에 치료하는 강도보다
조금 더 세게 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쩐지 다른 사람들보다
내 치료 시간이 좀 긴 것 같긴 했었다.
왠지 한의원이라는 이름이라 치료비 부담을 걱정했지만
8천 원가량으로
생각보다 그렇게 비용이 많이 청구되진 않았다.
(우리나라 의료보험 최고😭)
극적으로 단숨에 다 나아서
아무런 고통이 없던
이전의 상태까지 돌아간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몸을 거의 움직이기 힘들었던 처음보다는
약간 나아진 느낌이기는 했다.
다만 통증이 모두 사라지거나 한 것은 아니기에
이런저런 정보를 찾아보았는데,
약국에 이런 담 결렸을 때 좋은 약이 있다고 해서
집에 들어가는 길에 약국에 들러 약을 사기로 했다.
3. 한방 치료 후, 이젠 양방으로! - 약국에서 담 결림을 푸는 관련 약 구입💊
약국에 들러 약사님에게 증상을 설명했다.
"저기 담이 심하게 들어서 왔는데요,
소염진통제랑 근 이.."
"아! 소염진통제랑 근이완제요?
네 준비해 드릴게요."
말이 다 끝나기도 전에
알아서 척척 약을 준비해주셨다.
"이렇게 두 가지 드시면 되시고요,
소염진통제는 1-2알씩 하루 3번,
근이완제는 2알씩 하루 4회까지 드실 수 있어요,
다른 타이레놀 같은 약 드시는 거 없으시죠?"
약사님의 복약 설명을 듣고서 약을 받아 들었다.
내가 이번에 구입한 약은
소염 진통제와 근 이완제 두 가지의 약이다.
'파인싹' 이라는 연질캡슐의 약과 '아렉스 정'이라는 근육이완제를 구매했다.
파인싹은 소염진통제인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타이레놀이나
나프록센 계열의 탁센과 같은 성분이 아닌 '클로닉신리시네이트' 라는
다소 생소한 성분을 가진 약이었다.
정보를 찾아보니
아세트아미노펜이나 나프록센같이
염증을 없애주고 통증을 줄여줄 수 있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의 성분이었다.
위장 관련 경고가 보여 속 쓰림이 예상되어
집에 있는 위장 보호제 약과 함께 먹기로 했다.
아렉스 정은 아세트아미노펜과
클로르족사존이라는 성분을 가진 근육이완제였다.
근육이완제는
근육통이나 근 경련, 근 경직 등의 증상을
완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약품이라
근육이 뭉치고 아픈 담이 결린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도움을 주는 듯하다.
두 가지 약을 함께 복용하면
근육의 통증을 일으키는 염증과
근육의 과도한 긴장과 경련 등을 완화시키고
진통 효과까지 주니
담이 결린 사람에게는 큰 효과를 줄 수 있는 조합인 셈이다.
4. 약품 복용 시 주의사항 - 용법, 용량을 지킬 것, 음주 금지, 임산부 금지
지끈거리는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약을 먹기로 했다.
우선 소염진통제인 파인싹 2알과,
근이완제인 아렉스 정을 2알 먹기로 했다.
통증이 심했던 편이라 바로 2알씩 먹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속 쓰림을 대비해서
집에 있던 위장 보호제를 하나 같이 먹었다.
클로닉신리시네이트 성분의
소염 진통제인 파인싹은
한 알에 클로닉신리시네이트 성분이
125mg씩 들어있다.
용법은 하루에 1-2알 (125~250mg)을
하루 3회 경구 투여하는 것이다.
약에 관심이 조금 있는 사람들이라면 친근한
아세트아미노펜이나 나프록센 같은 성분은
아니지만 같은 효과를 지닌 약품이라고 한다.
다만 클로닉신리시네이트는
임산부에 대한 안전성이 확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임산부에게 투약하지 않는다는 경고문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할 듯하다.
또한 특히 주의할 점은
클로닉신리시니에트의 경우
하루 3잔 이상 정기적인 음주자가 복용 시
위장출혈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애초에 대부분의 소염진통제는 복용 시에
음주를 금지하고 있다.
또한 아렉스 정 역시
아세트아미노펜이 300mg 함유되어 있고
이 성분 또한
음주 시 간 손상을 경고하고 있기 때문에
음주는 필히 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냥 몸이 안 좋을 때는 술을 마시지 말자..)
또한 아세트아미노펜의 경우
하루 허용된 최대 용량인 4,000mg을 벗어나면
간 손상 등의 위험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다른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소염진통제를 복용 시
최대 용량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다행히 내가 받은 소염진통제는
다른 성분이라 겹칠 일은 없었다.
약을 먹고서 병원을 다녀오느라 피곤했었는지
저녁 메뉴를 고민하다가 스르륵 잠이 들어 버렸다.
잠깐 잠이 들었다 깬 뒤에는
약 기운이 조금 돌면서
통증이 덜해진 것도 같았지만
결국 첫날은 밤새 통증으로 끙끙대다
겨우 잠에 들었다.
그다음 날 한의원을 한번 더 가서
사혈 후 부항을 제외한 치료를 한 번씩 더 받고,
약을 계속 먹어줬다.
치료를 꾸준히 받고 약기운이 도니
아무래도 통증이 줄고
첫날보다는 생활하기가 나았다.
통증이 어느 정도 회복되고
활동을 조금이나마 재개할 수 있게 된 때는
이틀이 지난 9월 7일이었다.
물론 완벽하게 통증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지만
첫날의 가만히 숨만 쉬어도 아팠을 때보다
확실히 나아졌다.
5. 교훈 - 아플 땐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고 약을 먹자. 🏥💊
평소에 조금 아픈 정도로는 약을 먹거나 병원에 잘 가지 않는 편이었는데,
이번에 정말 상상 초월로 아픈 경험을 하고 나니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최소한 최근 5년간
이렇게 아픈 적이 처음이었다.😇)
몸이 안 좋을 때는 될 수 있는 한 빨리 병원에 가서
진료를 받고 제대로 된 약을 복용해 주는 것이
빠른 증상의 완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교훈,
그것이 내가 이번에
빠르게 병세가 호전될 수 있었던
이유가 아닐까 한다.
한방치료와 양방의 약까지
양쪽의 의학에서 모두 도움을 받아서였을까,
일주일이 넘도록 병원을 다닐 수도 있다고 했었는데
그 정도까지 병원신세를 지지 않을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었다.
나는 이번에 정말 처음으로
이렇게 심하게 담이 결려봐서
병원을 찾지 않으래야 않을 수 없었지만,
이 정도까지 크게 담이 결린 정도가 아니라면
약국에서 담 걸렸을 때 먹는 약이나,
담 푸는 약을 문의하면 안내해 주는
소염진통제와 근이완제의 조합을 찾아
우선 대응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물론 아니다 싶으면 고민하지 말고
빠르게 병원으로 가는 것이
시간도 돈도 고통도 아낄 수 있는 방법인 것을
잊지 말도록 하자.
이번 나의 힘들었던 경험이
관련 정보를 찾는 분들께 도움이 되었기를 바라며,
다음에는
즐겁고 행복한 포스팅으로 만나 뵈었으면 한다.😇
그럼 이번 포스팅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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