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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와 레시피/먹거리 이야기

[술빚는 이야기] 신도주 빚기 - ⑥ 채주 및 병입하기 (완성)

by 잔잔한 박감독 2022. 11.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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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포스팅은 지난번 포스팅인 ⑤ 1차 술 거르기 과정 이후
신도주 빚기의 최종단계 포스팅인 ⑥ 채주 및 병입 과정 포스팅이다.
신도주 빚기를 시작한 것이 10월 6일이었고
이어지는 과정을 거쳐 최종 채주 및 병입 한 날이 11월 20일이었으니,
1달 하고도 2주 정도가 더 걸린 셈이다. 약 6주? 정도가 걸린 듯.
술의 완성도에 대한 판단에 따라
채주 시기에 따라 조금 더 줄일 수도 있고, 늘릴 수도 있는 것 같다.
아무튼 길다면 긴 시간이었던 신도주 빚기의 마지막 단계 포스팅 시작!

 

1. 신도주 분리 상태 확인 - 층분리가 완벽히 끝난 신도주

층분리가 끝난 신도주가 담긴 통

지난번 10월 24일에 있었던 1차 술 거르기 이후
담아둔 술통을 냉장고에 11월 20일까지 보관해 둔 결과물이다.
기존의 막걸리와 같은 유백색의 술이 분리가 되어 탁주층과 청주층으로 분리되었다.
색은 금빛의 밝은 노란색에 가깝고 약간의 투명함도 보이고 있다.
이 맑은 노란빛의 청주층이 신도주이고, 아래 깔린 층을 탁주층이라 하는데,
청주층을 조심히 따라내어 병입 하면 병입 한 신도주가 되고,
약간 남은 청주와 아래 깔린 탁주층에 물을 1:1로 섞으면 막걸리가 된다.

2. 채주 준비하기 - 층분리가 끝난 신도주, 술을 담을 병과 도구들

신도주를 담기 위한 병들과 도구

나름대로 공을 들인 결과물이기에 담을 병을 고르는데도 고민이 좀 되었다.
맑은 청주기는 했지만 아주 투명한 것은 또 아니었기에
약간 불투명한 색의 병을 쓰면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불투명한 병을 준비했다.
약간 백세주 느낌 비슷한 병을 구하고 싶었는데 마침 쿠팡에서 비슷한 병을 발견했다.
양은 약 3리터 내외로 예상했기에 500ml 병 다섯 병을 준비했고,
술을 담을 깔때기와 국자를 세팅.
이제 채주 시작!

3. 신도주 채주 하기 

탁주층이 떠올라 섞이지 않도록 조심스레 떠낸다

술통에 소독한 국자 이용해서 아래층에 쌓여있는 탁주층이 떠오르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맑은 술만 떠내어 병에 넣어준다.
술통을 오픈하니 냉장 숙성되던 중에서도 약간의 발효가 진행되었었는지
탄산이 새어나왔다. 향은 깔끔한 청주의 향.
조심조심 신경써가며 욕심내지 않고 조금씩 떠서 병에 넣어주었다.
조르륵 조르륵 소리를 내며 한병 두병씩 채워지는 술병들을 보자니
왠지 모를 뿌듯함도 느껴졌다.

4. 신도주 채주 완료! 

맑은 신도주는 총 4병이 수확되었다.

한병 두병 채워지던 술병은 4병 정도가 수확되었다.
막걸리도 수확했어야 했기에 청주층을 모조리 다 떠내기가 조금 애매했다.
싹 떠냈었더라도 4병 반 정도가 한계였을 것 같은 느낌?
청주층이 하나도 없으면 막걸리 맛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를 들어서
살짝 남겨두고 신도주 수확은 4병으로 마무리짓기로 했다.
은은한 노란빛의 신도주와 색감 좋은 병이 잘 어울리는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웠다.
다음은 술통에 남은 술에 물을 타서 막걸리를 수확할 차례.

5. 막걸리 수확 준비하기

채주하고 남은 탁주층에 물을 1:1로 넣어주고 흔들어 섞어준다.

신도주를 채주하고 남은 청주+탁주층에 물을 1:1 비율로 섞어주면 막걸리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술통 아랫부분에 남은 탁주와 청주에 생수를 1:1 비율로 넣어주었다.
탁주층은 생각보다 단단하게 가라앉아있었다. 약간 전분물 같은 느낌..?
은근히 길게 잡아두었던 냉장숙성기간 때문에 그런 듯했다.
물을 부어준 뒤 잘 섞일 수 있도록 뚜껑을 닫고 여러 번 세게 흔들어주었다.

6. 막걸리 채주 하기

막걸리는 작은 병 2병과 큰 병 1병이 나왔다.

막걸리는 물을 함께 섞어주었기 때문에 그런지 양이 생각보다는 많이 나왔다.
500ml 병 두병과 평소에 술을 담을 때 썼던 450ml? 쯤 되는 작은 병 두병 가량이 수확되었다.
그래서 총 수확량은 신도주 4병과 막걸리 3병을 수확할 수 있었다.
이 중 아마도 신도주 1-2병과 작은 막걸리 정도는 내가 마실 듯하고..
나머지는 연말 선물로 친구들이나 친척들에게 선물로 보낼 것 같다.
생각보다 양이 꽤 괜찮게 수확된 것 같아서 나름 만족스러운 결과!

7. 신도주 시음하기

모여 있을 때보다는 약간 옅은 노란빛이다.

신도주 채주를 시작할 때 실제 상태 확인 용으로 살짝 한 잔 떠서 시음해 보았다.
통 속에 모여있을 때는 진한 노란빛이었지만 잔으로 옮기니 은은한 노란빛이었다.
살짝 한 모금 맛을 봤다. 

 

일단, 전반적인 느낌은 굉장히 깔끔한 맛이었다.
깔끔하지만 싱거운 느낌은 아니고 굉장히 세련된 맛?

 

향은 익숙한 청주의 향인데, 
술의 향이 지나치게 세거나 지나치게 옅지 않고 살짝 기분 좋게 머물다 간다.
첫 향과 끝마무리에서 발효시기에 느껴졌던
약간의 사과향과 은은한 쌀의 향이 스쳐 지나갔다.

 

맛 또한 굉장히 개운하고 뒤에 남는 맛 없이 깔끔했다.
향이나 맛을 위한 첨가물이나 도수 조절을 위한 물을 섞은 것도 아니라
물을 섞어서 술맛의 뒷심이 부족하다거나,
당분을 추가해서 지나치게 달거나 뒤에 남는 맛이 있는 게 아닌
마실 때 존재감이 탁 느껴지고 그대로 부드럽고 깔끔하게
목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가 주면서 깨끗한 느낌으로 끝난다.
드라이와 스위트 중에서 선택하자면 드라이에 가깝지만
드라이하면서도 은은한 단맛이 감싸도는 그런 맛이어서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특히나 입 안을 깔끔하게 정리해주는 느낌이라
맛이 진하지만 술과 함께 잘 씻겨 내려갈 수 있는 안주나
깔끔한 안주류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
사실 신도주 채주를 하면서 잘 어울릴 것 같아 안주도 준비했는데,
이어지는 포스팅에서 레시피를 소개해볼까 한다.

8. 막걸리 시음하기

유백색의 뽀얀 막걸리가 탐스럽다.

채주를 하면서 시음하기 위해 한잔 따라본 막걸리.
짧은 시간 발효와 숙성을 거쳐 만들어내는 일반적인 막걸리와는 다르게
신도주로부터 만들어진 막걸리는 숙성이 좀 된 막걸리이다.
일반적으로 숙성이 된 막걸리의 특징은 특유의 '신 맛' 일 텐데
이 막걸리는 조금 달랐다.

 

일단 이 막걸리는 탄산이 거의 없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막걸리치고는 긴 숙성 시간을 거쳤기 때문에
아마도 탄산이 그렇게 크게 남아있기에는 힘들었기 때문이었으리라.

또한 막걸리의 맛 역시 달랐는데,
시거나 단 맛은 거의 느껴지지 않고, 익숙한 막걸리 풍미가 느껴진다 싶으면서
진한 쌀 향과 맛이 느껴졌다.
막걸리 향이 약하게 느껴지는 진한 쌀 향의 막걸리 같은 느낌.
막걸리를 일반적으로 먹었을 때는 단맛과 신맛 그리고 탄산이 많이 느껴지는데
구수하면서도 쌀의 풍미가 진하게 느껴지는 부드러운 맛의 막걸리였다.
단맛과 신맛보다는 쌀의 맛이 강했고,
그래서 입에 달고 신 맛이 남지 않고 부드럽고 깔끔한 느낌이었다.
막걸리를 즐기는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다르겠지만
꽤 고급스러운 느낌이 나는 막걸리 느낌이었다.

9. 마무리 - 6주간의 여정을 마무리하며

직접 전통주를 만들어 볼 수 있었던 좋은 경험

처음에는 간단하게 빚어 마셨던 발효주들을 소개해볼까 하다가
그동안 관심 있었던 전통주를 직접 빚어보게 되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약 6주간의 시간 동안 
직접 누룩과 햅쌀을 고르고, 쌀을 빻고, 백설기를 빚고, 고두밥을 지어보는 등
생소하기도 하고 처음 경험해보는 것들도 많았지만
여차저차 마무리까지 잘 해낼 수 있었던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결과물의 퀄리티도 큰 문제없이 잘 나온 것 같아서
감격스럽기도 하고 만족스럽기도 하다.

 

모든 것을 마무리하고 이렇게 정리하며 포스팅을 남기다 보니
처음 쌀을 사고, 쌀가루를 내고,
밑술과 덧술을 치던 과정들이 머리를 스쳐간다.
하얗고 뽀얀 햅쌀이 이렇게 은은하고 기분 좋은
노란빛의 한 병이 되어 손에 들려있다.
중간중간 이런저런 해프닝도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성공적인 술빚기가 된 것 같다.

이번 경험을 발판 삼아 다른 술들도 기회가 되면 빚어볼까 한다.
물론 지금 당장은 아니겠지만..(아마도?😅)
개인적으로는 저번에 소개했던 소곡주도 한번 빚어보고 싶은데,
집에서 빚을 수 있는 수준인지는 잘 모르겠다. 알아봐야지.
아무튼 결과적으로 마지막까지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개인적으로는 매우 만족스럽고 기쁘다.
여기까지 신도주 포스팅을 써 오면서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고
응원도 해 주셨기에 이렇게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관심 있게 봐주시고 응원해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드리고,
혹여나 전통주, 신도주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는 포스팅이었기를 바란다.

 

그럼, 6주간의 시간을 거쳐 빚어 본 신도주 포스팅은 여기까지!👋👋
다음 포스팅에서 만납시다!


※ '신도주 빚기' 의 지난 포스팅이 궁금하시다면 이곳으로! 👇👇👇

[술빚는 이야기] 술 빚기의 시작. 누룩 그리고 효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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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빚는 이야기] 신도주 빚기 - 막간편 : 술통 섞어주기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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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빚는 이야기] 신도주 빚기 - ⑤ 1차 술 거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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