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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와 레시피/먹거리 이야기

[술빚는 이야기] 술 빚기의 시작. 누룩 그리고 효모

by 잔잔한 박감독 2022. 10.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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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이 지나면서 슬슬 햅쌀이 나올 시기가 되었다.
이번 포스팅은 그동안 생각만 해 왔었던 계획, 햅쌀이 나오는 시기에 걸맞은 술인 신도주 빚기에 앞서
간단하게 양조에 관한 이야기부터 해 보려 한다.
그중 오늘은 술빚기에서 가장 중요한 재료이자 빠질 수 없는 재료.
누룩과 효모에 대하여 이야기해 보자.

1. 누룩이란?

누룩이 빨간 고무 대야에 담겨 있다. 흡사 메주와 비슷한 느낌

이미지 출처: https://www.flickr.com/photos/eekim/5148064452 

누룩이라는 이름은 학창 시절의 교과서 한편에 적힌 누룩곰팡이에서 가장 처음 들었던 것 같다.
한국 민족대백과사전에 따르면,
누룩을 '술을 만드는 효소를 지닌 곰팡이를 곡류에 번식시켜 만든 발효제'라고 정의하고 있다. 

말 그대로,
누룩은 술을 만들기 위해 재료를 발효시키는데 쓰이는 곰팡이와 미생물, 효소의 덩어리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고려도경이라는 문헌에서부터 누룩이라는 명칭이 보이기 시작한다고 한다.
하지만 술을 즐기는 문화는 당연히 그 이전의 삼국시대는 물론 그 이전에도 쭉 계속 있어왔기에
누룩은 아주 오래전부터 계속하여 우리와 함께 해 왔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누룩은 형태에 따라 병곡(떡 누룩)과 산곡(흩임 누룩)으로 나뉜다.
완성된 형태가 덩어리가 지면 떡 병자를 써서 병곡,
흩어져 낱알이 되면 흩어질 산자를 써서 산곡이라 한다.

 

또한 누룩을 만드는 시기에 따라 사계절의 이름을 따서
각각 춘곡, 하곡, 추곡 or 절곡, 동곡이라고도 했다.
일반적으로 밀로 만드는 것이 대부분이지만
녹두, 보리와 같은 다른 곡물을 이용하기도 한다.

 

누룩은 한 중 일을 포함하여 동아시아의 많은 나라에서 각각 만들어지고 있다.
위에서 설명한 누룩이 한국의 누룩이고, 주로 '전통 누룩'이라 부른다.

 

일본식 누룩 역시 흩임 누룩과 병국으로 나뉘고,
주로 쓰이는 흩임 누룩은 흔히 '입국'이라고 불린다.

 

우리와 중국은 술을 만들 때 떡 누룩을 가지고 만들지만
일본은 산국(흩임 누룩)을 이용한다는 점이 다르다.
일본의 입국은 주로 찐 쌀에 한 종류의 누룩곰팡이를 뿌려 배양해 만든다.
때문에 우리의 전통 누룩과는 달리 효모가 부족해 사케를 만들 때는 효모를 따로 넣는다고 한다.

 

중국의 누룩은 화북지방의 밀로 만든 병국과 남부지방의 쌀로 만든 산국으로 나뉜다.

 

누룩은 술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재료라고 할 수 있다. 
누룩이 있어야만 재료들이 발효가 되고 이를 통해 알코올을 만들어 낼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전통주를 만드는 데 있어 누룩이 없으면 아예 술을 만들 수 없기에 가장 중요한 재료라 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전통 누룩은 일본 누룩과는 달리 한 가지 종류 곰팡이를 붙여 만드는 방식이 아니라
다양한 균들이 누룩에 함께 붙어 만들어진다고 한다. 
이런 방식의 장점은 결과물의 향과 맛이 다채롭다는 것이지만,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데는 동일한 결과물이 요구되므로
대량생산체제에는 어울리지 않는 부분도 존재한다.

 

그러나 점점 '나만의 취향'이 각광받고 있는 시대이기에
다양한 맛을 낼 수 있는 우리 전통 누룩의 특징이
현시대에는 충분한 매력을 가진 재료라 할 수 있겠다.

 

 

2. 효모란?

일반적인 효모인 드라이 이스트의 모습

이미지 출처 : Photo by Karyna Panchenko on Unsplash  

전통주의 발효에 누룩이 이용된다면, 비슷한 기능을 하는 효모는 무엇일까?
효모 역시 빵을 만들거나, 술을 빚을 때 이용하는 균류에 속하는 미생물을 말한다. 
효모는 발효에 관여하는 미생물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면
누룩은 이런 곰팡이와 미생물들이 모여 만들어진 발효체라고 할 수 있다.

 

효모 역시 여러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제빵의 반죽에 들어가는 이스트가 바로 효모이다.
제빵에 이용되는 효모는 발효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내뿜어 반죽이 부풀게 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와인을 제조할 때 이용하는 와인 효모나, 맥주를 제조할 때 쓰이는 맥주효모들도 있다.
제빵에 이용되는 효모들은 이산화탄소가 더 잘 생성되는 등의 특징을 가지고
양조에 이용되는 효모들은 결과물에 요구되는 맛이나 향, 알코올 내성 등을 고려하여 만들어진다.
이러한 특정 효모들은 원하는 결과물의 퀄리티를 균일하게 얻기 위해 쓰인다.

 

제빵효모는 형태에 따라 생이스트, 드라이이스트, 인스턴트 드라이이스트 등으로 나뉜다. 
생이스트는 활성화된 이스트 자체를 의미한다. 때문에 일반적인 소비자들은 구하기가 어렵다.
드라이이스트는 건조된 형태의 이스트이며, 활성화 절차를 거쳐 이용하게 된다.
인스턴트 드라이이스트는 인스턴트라는 말 그대로 바로 사용이 가능한 이스트이다.

그 외에 와인 효모나 맥주효모들도 드라이, 혹은 인스턴트 드라이이스트 형태로 판매되는 것을
요새는 시중이나 인터넷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3. 술이 되는 과정은?

앞에서 알아본 바와 같이, 효모와 누룩은 발효를 통해 술을 만들 수 있다.
그렇다면 효모와 누룩은 어떻게 술을 만들어내는 것일까?

술이 만들어지는 과정은 대충 이런 느낌이다.

쉽게 이야기하자면,
재료에 포함된 당분을 발효를 일으키는 누룩과 효모가 먹고(발효) 분해하게 되고
그 결과물이 바로 술이 된다고 할 수 있다.
효모는 당분을 분해하여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들어내는데, 포도주를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다.
포도 겉면에 자연적으로 붙어있는 효모들이 포도가 가진 당분을 먹고 발효과정을 거치게 된다.
그 발효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결과물이 바로 우리가 즐겨 마시는 와인이다.

 

하지만 이번에 만들 계획인 신도주의 원료는 자체적으로는 당분을 가지고 있지 않은 '쌀'이다.
그렇기에 효모만 가지고서는 제대로 술을 만들 수가 없다. 
여기서 우리의 '누룩'이 힘을 발휘하게 된다.

 

누룩이 가지고 있는 누룩곰팡이가 '쌀'이 가지고 있는 전분이나 녹말과 같은 다당류를 분해한다.
이 과정을 통해 다당류가 우리가 단맛을 느끼는 단당류로 변하게 되고, 이 단당류에 효모가 붙어
발효과정을 거치게 되면서 알코올과 이산화탄소를 만들면서 술이 된다. 

 

정리하자면, 재료에 충분한 당분이 존재하는 경우 효모만 있어도 술이 가능하지만,
곡물과 같은 재료의 경우 다당류->단당류로 변하는 한 번의 절차가 더 필요하게 되고,
그 역할을 누룩 안의 누룩곰팡이가 수행하게 된다.
그리고 그 누룩곰팡이의 결과물과 효모가 작용하여 술이 만들어진다고 하겠다.

4. 처음 빚어보는 곡물주, 기대된다.

지금까지, 신도주를 빚기 전에 술 빚기의 가장 중요한 재료인 누룩과 효모에 대해 간단히 알아보았다.
이번에 빚어 볼 예정인 신도주는 곡물로 만든 술이다.
그동안에는 곡물이 아닌 과일들을 주로 이용하여 술을 빚었었기 때문에
내게는 처음 도전해보는 곡물주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인지 약간 기대와 설렘이 느껴진다.

 

그리하여, 다음 포스팅에는 신도주를 빚는 방법에 대해 정리해서 기록해 볼까 한다.
전문가 분들이 보시기엔 서툴고 아쉬워 보이는 부분이 보일지라도 양해 부탁드리며,
아마추어의 취미 영역으로 즐겁게 보아주시면 감사하겠다.
그럼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 다음번엔 신도주 포스팅으로! 👋👋


※ '술빚는 이야기' 의 다른 포스팅이 궁금하시다면 이곳으로! 👇👇👇

[술빚는 이야기] 신도주 빚기 - ① 과정과 밑술 재료 설명

[술빚는 이야기] 신도주 빚기 - ② 밑술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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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빚는 이야기] 신도주 빚기 - ⑤ 1차 술 거르기

[술빚는 이야기] 신도주 빚기 - ⑥ 채주 및 병입하기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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