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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와 레시피/먹거리 이야기

[술빚는 이야기] 신도주 빚기 - ② 밑술 만들기

by 잔잔한 박감독 2022.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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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포스팅에서 신도주 빚기의 개략적인 과정과
밑술 만드는 과정에 대해서 설명했다.
그리고 밑술을 만드는데 필요한 재료와 도구들에 대해서도 함께 알아보았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본격적인 신도주 제조의 첫 단계인
밑술 만드는 과정에 대하여 함께 알아보도록 하자.

1. 밑술 만들기 - ① 쌀가루 만들기 

햅쌀 500g을 잘 씻어 물에 불려준다.

신도주의 밑술을 만들기 위해서는 우선 백설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가 흔히 떡집에서 쉽게 볼 수 있는 그 백설기가 맞다. 다만 시중에서 판매하는 백설기와는 조금 다른데, 밑술용으로 만드는 백설기는 설탕과 소금이 전혀 들어가지 않은 '쌀가루 100%'의 순수 백설기라는 점이 다르다.

 

그래서, 이런 백설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햅쌀로 쌀가루를 만들어야 한다. 쌀가루는 근처의 방앗간이나 떡집에서 빻아주기도 하고, 직접 만드는 방법도 있다. 근처의 시장을 돌아다니며 쌀을 빻을 수 있는지 문의해봤는데, 소량은 조금 내키지 않아 하는 느낌이 있었지만 대부분 기본 공임료 3000원부터 해서 킬로당 천 원 정도의 공임을 받고 빻아준다고 한다.

1킬로도 안 되는 소량의 쌀을 빻기도 조금 민망스럽기도 하고, 기왕 만들어보는 것, 모든 과정을 직접 해보는 건 어떨까 싶어 이번에는 직접 쌀을 불려 쌀가루를 만들어보기로 결정했다. 아무래도 전문적으로 기계를 이용하여 빻는 것과는 질이 차이가 나겠지만, 일단 도전해 보는 것으로..😅

 

그래서 이전 포스팅에서 소개한 햅쌀 500g을 전날 자기 전에 물에 불려 다음날까지 불려뒀다.

 

 

잘 불려진 쌀, 손으로 살짝 눌러보니 말랑말랑해서 깨져버린다.

다음날 불려둔 쌀의 물을 버리고, 쌀을 살짝 만져봤다. 단단했던 쌀알이 살짝만 손에 힘을 줘도 부스러질 정도로 잘 불려졌다. 혹시라도 방앗간에 쌀을 맡길 생각이 있다면 이런 상태의 불린 쌀을 가져다줘야 한다. 쌀을 불린 뒤에는 1-2시간 정도 체에 밭쳐 물을 빼 준다. 나는 물이 빠진 쌀을 건져 키친타월 등으로 수분을 없애준 뒤 믹서기를 이용해 쌀가루를 내기로 했다.

적당량의 쌀을 넣고 갈아준다. 중간중간 벽에 붙은 것들을 내려가며 갈아주자.

핸드블렌더 믹서기 통에 쌀을 넣고 갈아줬다. 고출력 믹서기가 아니라(자취생의 비애😭) 조금 불안했지만 생각보다 괜찮은 결과물을 보여주었다. 물론 약간의 쌀알 조각들이 만져지긴 했는데 두세차례 갈아주니 썩 나쁘지 않았다. 중간중간 뚜껑을 열어 벽에 붙은 가루들을 쓸어내려주며 쌀가루를 만들어 줬다.

잘 갈린 쌀가루를 체에 걸러주고 덜 갈린 부분도 마저 갈아줬다.

일단 한번 갈아낸 쌀가루를 모아 체를 쳐 줬다. 방앗간에서 전문적인 기계를 통해 곱게 빻아낸 수준 까진 아니었지만 그래도 나름 쌀가루라고 부를만 한 것들이 나오긴 했다.😅 체에 걸린 덜 갈린 쌀알과 가루들은 다시 블렌더에 넣어 갈아 넣어줬다. 이렇게 집에서 직접 쌀가루를 만들어줬다.

 

 

2. 밑술 만들기 - ② 무염, 무가당 백설기 만들기

다음은 체친 쌀가루를 세팅해 둔 찜솥에 깔아준다.

다음은 본격적인 백설기를 만드는 과정이다. 직접 먹을 용도가 아니기에 소금이나 설탕은 넣지 않고, 김이 나는 찜솥에 천이나 찜용 시트를 깔고 그 위에 쌀가루를 소복하게 덮어줬다. 크기가 큰 편이 아니라 걱정했는데 약간 아슬아슬? 하지만 크게 무리 없이 쌀가루를 얹어낼 수 있었다.

쌀가루에 잘 익어주라고 구멍을 내 주고 약 25분동안 쪄 주었다. 오른쪽이 완성된 백설기

백설기를 잘 익히기 위해서 얹은 쌀가루에 손가락으로 구멍을 내 주었다.👆👆 쌀가루가 엄청 고운 편이 아니라 왠지 신경 쓰여 조금 여러 개 뚫어주었고, 그 뒤 약 25분 정도의 시간을 들여 그대로 찜기에 쪄내 주었다. 쌀이 익는 냄새가 나면서 백설기도 완성! 

백설기를 시트째 들어내 꺼내준다.

완성된 백설기를 시트째 들어내어 옮겨준다. 곡물주 도전도 처음이고, 백설기를 만들어본 것도 이번이 속된 말로 머리털 나고 처음인데😅 잘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적당히 뭐 나쁘지는 않게 된 것 같다.
이제 이 완성된 백설기를 발효용기에 누룩과 함께 넣어 줄 차례.

 

 

3. 밑술 만들기 - ③ 백설기와 누룩 치대기

백설기를 잘게 떼어내어 누룩과 함께 넣어주고 물과 함께 섞어준다.

쪄낸 백설기를 작게 뜯어내어 통에 넣어준다. 엄청나게 양질의 떡은 아니지만 그래도 적절히 잘 쪄진 것 같아서 다행인 듯 싶다. 아니면 내가 뭘 몰라서 그런걸지도..? 아무튼 그 뒤에 누룩 150g을 넣어주고, 물을 300ml 정도 부어서 함께 섞어준다.

물을 붓고 누룩과 섞어주다 보면 백설기가 풀어져서 묽은 반죽, 범벅? 같은 느낌으로 변하게 된다. 중간중간 손에 느껴지는 백설기 덩어리도 열심히 손으로 뭉개가면서 누룩과 물, 백설기가 잘 섞일 수 있도록 해 준다.
은근히 힘이 들어가는 작업이지만 나름 재밌었다.💪 누룩 냄새를 맡아본 적이 없어 궁금했는데 생각보다 달큰 구수? 한 냄새라 거부감이 들진 않았다.

치댄 것 위에 물 700ml정도를 부어 옆면에 붙은것까지 정리해 준다.

한참을 덩어리를 으깨주고 섞어가며 치대준 뒤 실리콘 주걱으로 벽면에 붙은 것들을 내려주었다. 제조법 중에는 이 과정에서 밀가루를 소량 함께 넣는 제조법이 있는데, 또 어느 제조법에는 밀가루를 넣으면 신맛이 나게 되어서 안 넣기도 한다는 제조법이 있어 이번에는 그냥 넣지 않고 해 보기로 했다. 이제 누룩과 백설기 물을 잘 치대 준 것 위에 물 700ml 정도를 부어주고 봉해주면 된다.

 

 

4. 밑술 완성!

완성된 밑술의 모습. 이제 3일간 발효를 기다려 준 뒤 덧술치기 과정으로 들어간다.

이렇게 신도주 만들기의 첫 단계인 밑술 만드는 과정이 끝났다. 이제 약 3일간 누룩과 백설기가 열심히 발효를 일으켜주면 그 다음 단계인 덧술 치기 과정으로 들어갈 수 있다. 덧술 치기는 고두밥을 지어 밑술에 넣고 물을 넣어주는 과정이다. 약 1kg의 쌀을 고두밥을 지어 식힌 뒤에 넣어주라고 되어 있는데, 이번에 산 햅쌀이 아직 남아있으므로 그 쌀을 이용해서 덧술 치기 과정으로 들어가면 될 듯하다.

 

곡물주는 이번에 처음 도전해 보는 거라 결과물이 잘 나와줄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이전에 만들었던 과일주는 훨씬 더 간단한 과정으로 끝낼 수 있었기에 비슷하면서도 다른 느낌이다. 일단 과정을 수행하는데 있어 크게 잘못된 느낌은 없던 것 같은데 혹시라도 전문가 분들이 보시기엔 다르실 수도..
아무튼 이제 이번 단계에서 내 역할은 끝났다.
나머지는 백설기와 함께 넣어 준 누룩들이 열심히 해 줄 차례.😄

 

쌀가루를 직접 내리고 백설기를 직접 쪄내는 경험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냥 떡집에 맡길까도 생각했지만 그래도 직접 이렇게 해 볼 기회가 얼마나 될까 싶어 이번에는 모두 직접 해 보기로 했다. 결과는 일단은 성공적이었던 것 같다. 방바닥 온 사방에 쌀가루들이 좀 널리긴 했지만.....😅 뭐 그래도 나름 재밌는 경험이었다.😁

 

아무튼 이번 밑술 만들기 단계는 여기까지다, 앞으로 3일 뒤 덧술치기 단계에서 다시 새로운 포스팅으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그때까지 잘 발효가 되어주길 바라면서🙏, 오늘 포스팅은 여기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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